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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잎 ㅡ 시인 소엽 박경숙 ■ 천년의 잎 시인 소엽 박경숙사위진 연기 자락산 그늘까지 번지던 날,차마 너의 안부를 묻지 못했다붉디붉은 침묵이지리산 골짝마다 스미는 동안너만은 살아 있기를그 바람조차 죄스러워 두 손 모았다한때,햇살 한 사발에 목욕하던 뽀얀 잎의 숨결대숲 바람과 눈 맞던 너를 잊은 적 없기에청명의 골짜기곡우의 빗물 한 줄기 머금은 너를 다시 만나니그윽한 향으로 품어 안는다그을린 숨결 너머에도 다시 피어나는 것이 찻잎이라면내 마음도 너처럼한나절 향기로 살아도 좋으리■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소엽 박경숙 시인은 고아高雅하다.시가 소엽을 닮았는지 소엽이 시를 닮았는지, 사람ㆍ시 모두 단아하다. 이번 시 또한 그러하다.한 송이 찻잎을 .. 2025. 4. 18.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2ㅡ2 삼국지 2ㅡ2■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제2ㅡ2회. 유비의 떠도는 인생, 백성의 길― 천하보다 사람을 먼저 품은 사내조조가 중원을 차지하고, 손 씨 가문이 강동에서 기반을 굳힐 즈음, 유비는 여전히 떠돌고 있었다. 황실의 후손이라는 혈통을 가졌지만, 실력과 기반은 부족했고, 세력도 미약했다. 그는 한동안 공손찬 밑에서 몸을 의탁했고, 또 어떤 때는 유표에게 기대며 형주 땅을 전전했다.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유비는 안주하지 못했다. 그의 정치적 능력은 조조나 손권에 비해 부족했지만, 사람을 품는 능력은 누구보다 탁월했다. 그는 백성들과 함께 울고 웃었고, 전쟁이 나면 먼저 짐을 나르고, 마을이 무너지면 가장 늦게 떠났다. 백성들은 그를 '왕이 되지 않은 왕'이라 불렀다.유비의 삶은 수.. 2025. 4. 18.
트럭운전사의 창 너머로 본 세상 ㅡ 자연인 안최호 ■ 트럭운전사의 창 너머로 본 세상 안최호고속도로 위, 하루에도 수백 킬로미터를 달린다. 새벽을 깨우고 어둠을 뚫으며 사람들의 생필품과 희망을 나르는 게 내 일이지만, 정작 내 삶은 갈수록 벼랑 끝으로 밀려나는 기분이다. 도로는 평평하지만, 세상은 점점 더 기울고 있다.라디오에서는 ‘공정 사회’란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정의를 말하고, 방송에서는 법치와 자유를 외친다. 하지만 정작 거리와 시장, 공장과 시멘트 바닥 위에선 그런 단어들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나는 안다. 법이라는 이름 아래 더 많은 노동자들이 쓰러지고, 공정이라는 구호 속에서 가진 자들만이 더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걸.어떤 지도자는 방어를 명분 삼아 전.. 2025. 4. 18.
파랑새가 머문 마음 ㅡ 시인 변희자 ■ 파랑새가 머문 마음 시인 변희자접어 두었던 마음 위에햇살이 스며들었어말없이 눈빛만으로 건네오던 다정함기적 같은 따뜻함이나에게 온 거야계절은 나를 안았고얼음장이 쨍하더니굳었던 마음이 녹았어햇살 같은 그 마음 따라영롱하게 괜찮아진 나구름 걷힌 파란 하늘에파랑새가 날아올랐어■ 다정함으로 피어난 내면의 기적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요즘 변희자 시인의 가슴에는 분명, 가슴 적시는 사랑이 있다.사랑의 연가가 계속된다.이번 시 '파랑새가 머문 마음'은 한 편의 조용한 연가이자, 가슴 밑바닥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자아 회복의 서사다. 시인은 감정을 쏟아내는 대신, 고요한 결을 따라 사랑이 스며드는 순간을 포착한다. 언젠가 접.. 2025. 4. 18.
잿빛 별빛 ㅡ 빛을 마신 사람들 ■ 잿빛 별빛빛을 마신 사람들ㅡ 불빛 하나가 모든 어둠을 없애진 못해도, 누군가의 하루는 밝힐 수 있다 글: 김왕식도시는마침내 전쟁을 멈췄다.어둠은 여전했다.전기는 끊겼고,창문은 가려졌고,사람들의 얼굴엔 여전히어디에도 불이 켜지지 않은 눈빛이 남아 있었다.어느 날 밤,한 노파가자신의 오븐에서 쓰던 오래된 등잔 하나를 꺼냈다.기름은 거의 말라 있었지만,그녀는 남은 식용유를 조금 붓고작게 불을 밝혔다.그 불빛은 작고 흔들렸지만,그녀의 창문을 지나던 아이 하나가그 불빛에 얼굴을 비췄다.다음 날,아이의 손에작은 병뚜껑이 달린 양초 하나가 들려 있었다.그 아이는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사탕을 녹여초를 만들었다.그 .. 2025. 4. 18.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2ㅡ1 제2부. 영웅들의 부상삼국지 2ㅡ1■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ㅡ조조의 천하 전략, 장막을 걷다제2ㅡ1회. 조조의 천하 전략, 장막을 걷다― 혼란을 설계하는 자, 조조의 진면목동탁의 폭정에 맞서 조조가 일으킨 반동탁 연합군은 각지의 군벌을 모아 전국적 규모로 확장된다. 겉으로는 ‘정의로운 군사행동’이었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야망이 숨어 있었다. 원소는 명분을 앞세우며 연합군의 총수 자리를 탐하고, 손견은 강동 지역에서 자신의 기반을 넓히려 한다. 유표, 공손찬, 유비 등도 이름을 세우기 위해 움직인다.조조는 이 모든 흐름을 지켜보며 계산한다. 그는 명분을 내세우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한 판단으로 동맹들을 평가한다. 조조에게 연합군은 하나의 정치 실험장이었고, 누가 시대를 볼.. 2025.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