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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람과 수필40

죽음의 미학 ㅡ 사라짐이 남기는 빛 ■ 죽음의 미학 — 사라짐이 남기는 빛 김왕식 삶이란 언젠가 끝나는 연극이다. 누구도 대본을 완전히 알 수 없고, 언제 무대의 막이 내릴지도 모른다. 그 불확실성과 덧없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그 끝, 죽음을 말하는 데 서툴다. 죽음은 삶의 그림자이며, 모든 존재의 귀결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것을 입에 올리기를 꺼린다. 하지만 죽음을 외면한 채 삶을 말하는 것은, 마치 그림자의 존재를 부정한 채 빛을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죽음은 단순한 소멸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존재의 가장 완전한 형태로의 회귀다. 찬란한 단풍잎이 낙엽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듯, 꽃이.. 2025. 4. 28.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4ㅡ1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제 4ㅡ1회. 삼고초려와 제갈량의 출사표― 세상은 언제나 진심을 시험한다유비는 제갈량을 얻은 뒤, 단순히 책사를 하나 얻은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대를 꿰뚫는 눈과 길을 바꿀 전략을 품게 된 것이었다. 삼고초려 끝에 제갈량이 유비를 따르기로 결심한 순간, 그는 자신의 삶을 '출사표(出師表)'로 바꾸었다.제갈량은 유비가 자신을 세 번이나 찾아왔을 때 이미 그를 사람으로는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기까지, 유비는 조급함 없이 다가갔고, 제갈량은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제갈량은 말한다. “공은 천하를 얻기에 합당하나, 다만 길이 없을 뿐입니다. 그 길을 제가 함께 열겠습니다.”이후 제갈량은 '천하삼분지계'를 바탕으로 유비 진.. 2025. 4. 28.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3ㅡ5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제3ㅡ5회. 유비와 제갈량의 운명적 만남― 삼고초려, 시대를 바꾸는 문 하나를 두드리다형주를 떠나 남하한 유비는 조조의 추격을 피해 강하에 도달한다. 이때 유비는 정치적, 군사적 기반을 완전히 잃은 상황이었다. 병력은 흩어졌고, 동맹은 끊겼으며, 몸을 의탁할 땅조차 불안정했다. 하지만 유비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시기 그는 진정한 동반자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깨달음에 도달한다.그리하여 유비의 시선은 남양(南陽)의 은자, 제갈량(諸葛亮)에게 향한다. ‘와룡(臥龍)’이라 불리는 젊은 선비, 사람들은 그를 두고 “천하의 계책이 그의 머릿속에 있다”라고 했다. 공명(孔明)은 조정에 나아가지 않았지만, 그 명성은 이미 널리 퍼져 있었다.유비는 그를 직접 .. 2025. 4. 28.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3ㅡ4 삼국지 3ㅡ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제3ㅡ4회. 조조의 남하, 형주를 노리다― 바람이 중원을 휩쓸고 남쪽을 넘보다관도대전에서 원소를 꺾은 조조는 더 이상 막을 자가 없는 천하의 실력자가 되었다. 그는 하북을 통일하고, 북방 군벌들을 흡수한 뒤, 본격적으로 중원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을 세운다. 그다음 목표는 남쪽의 형주였다.형주는 장강 이남의 관문이자, 남중국 진출의 요충지였다. 유표가 오랫동안 다스려온 형주는 안정과 학문을 중시하는 온건한 지역이었으나, 내부는 후계 분쟁과 중신들 간의 알력으로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조조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그는 형주 정복을 위해 대규모 군을 일으키고 남하를 시작한다. 조조는 단지 군사력만 믿지 않았다. 사절을 보내 유표를 회유하고, 형주.. 2025. 4. 28.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3ㅡ3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 제3ㅡ3회. 장비, 고난 속에서도 의리를 지키다― 분노보다 깊은 의리, 장비의 진면목 삼국지 속 장비는 거칠고 호방한 무장으로 알려져 있다. 술을 좋아하고, 쉽게 분노하며, 무력에 능하되 정치에는 어두운 인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외면적 인상 너머에, 그는 누구보다 강한 충심과 형제애를 품은 의리의 사내였다.관우가 조조 진영을 거쳐 천리 독행 끝에 유비와 재회했을 때, 장비는 형제들이 흩어졌던 시간 동안 홀로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당시 장비는 유비가 남긴 소수의 병사와 함께 하북의 작은 성읍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는 그에게 단순한 보직이 아닌, 형의 명을 지키는 의무였다.조조의 대군이 형주를 넘보던 시기, 유비는 계속 패주했고, 관.. 2025. 4. 26.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3ㅡ2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제3ㅡ2회. 관우, 천리 독행의 전설― 검 한 자루로 지킨 의리, 천리를 가르다조조가 원소와의 관도대전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을 무렵, 한 편에서는 또 하나의 감동적인 전설이 써지고 있었다. 주인공은 관우(關羽). 유비의 맏형제이자 충의의 화신으로 불리는 사내였다.조조는 관우의 무용을 익히 알고 있었고, 이미 여러 차례 그의 무예와 인품에 감탄한 바 있었다. 유비가 원소에게 몸을 의탁하고 분산되자, 조조는 관우를 회유하여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인다. 관우는 유비와 헤어진 상황에서 마지못해 조조의 부름에 응하지만, 그 안에서도 마음을 놓지 않는다.조조는 그를 아끼며 비단, 금, 명마를 하사했고, 높은 관직까지 제안했다. 그러나 관우는 유비가 살아 있음을.. 2025.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