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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람과 수필40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1ㅡ2 삼국지 1ㅡ2■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 난세의 지혜, 사람의 길제1ㅡ2회. 동탁의 폭정과 조조의 칼― 권력 앞에 선 인간의 진심황건적의 난이 진압된 후에도 세상은 평화롭지 않았다. 조정은 환관들의 손아귀에 있었고, 황제는 허울뿐인 존재였다. 정치의 중심은 도리와 법이 아닌, 술수와 거래였다. 백성은 여전히 고통받았고, 장차 ‘삼국’이라 불릴 시대의 주인공들은 하나둘 무대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이 무렵, 후한의 황제 영제(靈帝)가 병으로 위독해졌다. 환관들과 대신들은 서로 후계자를 세우려 다투었고, 그 틈을 타 가장 악명 높은 무장이 조정에 들어선다. 그 이름은 동탁(董卓).서량 태수 출신의 장수였던 동탁은 본래 조정 밖의 인물이었으나, 황제의 죽음과 십상시의 몰락, 혼란한 권.. 2025. 4. 15.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1ㅡ1 삼국지 1ㅡ1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 난세의 지혜, 사람의 길 ―제1회. 황건적의 난과 도원결의― 난세에 피어난 우정의 맹세 ―세상은 오래된 질서를 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할 때, 흔들리기 마련이다. 후한 말의 중국이 그랬다. 황제는 허울뿐이었고, 궁중에는 환관들이 득세했다. 십상시라 불리는 권력자들이 조정을 농락하고 백성을 수탈했다. 산과 들에는 도적 떼가 들끓고, 백성들은 굶주림에 쓰러졌다.이 혼돈 속에 나타난 이가 바로 장각이다. 그는 '태평도'라는 신흥 종교를 내세워 농민들의 절망을 파고들었다. 장각은 하늘이 바뀔 때가 되었다고 외쳤다. “창천은 이미 죽고, 황천이 이를 것이다(蒼天已死, 黃天當立)”라는 구호 아래, 전국 각지에서 ‘황건적’이 일어났다.황건적의 .. 2025. 4. 15.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과 함께 떠나는 삼국지 여행 1 □ 중학교 때 월탄 박종화의 삼국지를 처음 읽었다. 등장인물이 많아 이해하는데 쉽지 않았다. 하여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를 서너 번 읽어 디딤돌을 놓았다. 문해력이 유독 부족했던 내겐 제법 도움이 됐다. 고등학교 때 정비석 삼국지를 읽었다. 입시에 부담이 되어 마음이 뜬 상태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후 이문열 삼국지를 메모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 글은 고교 국어교사로 재직 때 교지에 연재하고자 대학노트에 정리했던 것이다. 문예담당교사로 있으면서 여러 편집상의 문제로 결국 교지에 게재하지는 못했다. 이에 수십 년이 지난 지금, 평론을 간략하게 덧붙였고, '아쉬운 점' 파트는 내 주관대로 만지작거린 것이다. .. 2025. 4. 14.
헌책방 4화.■ 헌 책방헌 책방은 시간이 머무는 곳이다. 새 책의 반짝임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누군가의 손때와 밑줄, 책갈피가 남아 있다. 정리된 지식보다는 어지러운 기억이, 깔끔한 글귀보다는 눌린 감정이 더 깊이 스며든다. 이곳에선 책이 말을 건다. 오래 기다렸다고, 지금 읽어달라고. 헌 책방은 그렇게, 한 권의 책으로 한 사람을 다시 꺼내어준다.□달삼은 좁은 골목 끝, 조용히 열린 책방 문을 밀었다. 종이 냄새와 함께 묵은 시간들이 얼굴을 스쳤다.서가마다 가지런하진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오랜 묵언을 지켜온 책들이 있었다.“스승님, 새 책방은 반짝이는데, 여긴 묘하게 눅진해요.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더 가라앉아요.”스승은 문득 손에 들린 책 한 권을 가볍게 쓸며 .. 2025. 4. 14.
말보다 오래 남는 건 그날의 표정이다 ■말보다 오래 남는 건 그날의 표정이다 김왕식우리는 수많은 말을 주고받는다.그중 어떤 말은 며칠 만에 잊히고,어떤 말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하지만 사람의 마음에오래 남는 건 말이 아니라,그 말을 할 때의 ‘표정’이다.“사람은 말보다 먼저표정을 기억한다.”그날,아무렇지 않게 “괜찮아”라고 말했지만그 표정은 서늘했고,“좋아”라고 말했지만입꼬리가 올라가지 않았다.그래서 말보다 더 선명하게 남은 건그 사람의 눈빛, 침묵, 그리고 떨림이다.표정은 거짓말을 못 한다.말은 감출 수 있지만표정은 감정의 거울이다.마음이 머무는 곳은목소리가 아니라 얼굴이다.“말은 잊히지만,그날의 표정은 마음에 박힌다.”사람과의 관계에서도진심은 표정에서 드러난다.기뻐할 때 함께 웃어준 얼굴,.. 2025. 4. 14.
신발 한 켤레의 인사 ■ 신발 한 켤레의 인사 현관 앞, 오래된 운동화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낡고 조금 찢어진 발등, 그러나 단정히 묶인 끈. 말 대신 하루를 증명하던 자세였다.그 신발은 아버지의 것이었다. 언제부턴가 집 안에서만 신던 그것을 아버지는 늘 문 앞에 나란히 놓으셨다. 마당 한 바퀴를 돌더라도 꼭 그 신발을 신으셨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하루는 늘 시작이었고, 시작에는 인사가 담겼다.신발을 바라보다 떠오른 생각—하루는 얼마나 멀리 가는가 보다 어디를 향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 아버지의 걸음은 짧았지만, 언제나 돌아올 길을 향해 있었다. 신발의 방향은 말 없는 다정함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그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는 병원에 계셨.. 2025.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