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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오래 남는 건 그날의 표정이다
김왕식
우리는 수많은 말을 주고받는다.
그중 어떤 말은 며칠 만에 잊히고,
어떤 말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 건 말이 아니라,
그 말을 할 때의 ‘표정’이다.
“사람은 말보다 먼저
표정을 기억한다.”
그날,
아무렇지 않게 “괜찮아”라고 말했지만
그 표정은 서늘했고,
“좋아”라고 말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았다.
그래서 말보다 더 선명하게 남은 건
그 사람의 눈빛, 침묵, 그리고 떨림이다.
표정은 거짓말을 못 한다.
말은 감출 수 있지만
표정은 감정의 거울이다.
마음이 머무는 곳은
목소리가 아니라 얼굴이다.
“말은 잊히지만,
그날의 표정은 마음에 박힌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진심은 표정에서 드러난다.
기뻐할 때 함께 웃어준 얼굴,
슬퍼할 때 함께 젖은 눈,
아무 말 없이 안쓰럽게 바라보던 그날의 얼굴.
그 모든 장면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그리고 우리는 시간이 흘러
그 사람을 떠올릴 때,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하기보다
그가 지어준 표정을 먼저 떠올린다.
오늘 누군가와 대화했다면
내가 어떤 표정으로 그 말을 했는지
조용히 떠올려보자.
그 말이 기억되든 아니든
그 표정은 반드시 기억될 것이다.
“말보다 오래 남는 건
그 말을 담은 얼굴이다.
사람은 결국,
그 표정을 통해 사랑을 기억한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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