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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울리는글52

초승달 다리 ■                초승달 다리                                  시인 변희자정겨운 그의 전화숨 가쁘게냉큼 받는다시가 예쁘다고잘 지었다고맑은 시를 타고조심스레 건너온 진심밤섬을 이어주는초승달 닮은다리 위를 지나내 마음이살며시그에게 건너간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시인 변희자의 '초승달 다리'는 마치 처럼, 마음을 건너는 다리 하나를 중심에 둔 사랑의 서정시다. 그러나 그 다리는 결코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다. 초승달처럼 가늘고 여린, 그러나 그만큼 아름답고 간절한 다리다. 시인은 이 다리를 통해 임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온전히 실어 보낸다.‘정겨운 그의 전화’로 시작되는 첫 구절은 사랑하는 사람의 안부 하나에 심장이 뛰는 이의 설렘을 고스.. 2025. 4. 10.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청람 김왕식물은 아래로 흐르고, 스승의 지혜는 제자의 가슴에 고요히 스며든다. 달삼은 오늘도 스승의 곁에 앉아, 세상의 본질을 배운다. "지식은 학교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사람을 보고 배운다, " 스승의 말은 언제나 단단한 돌처럼 마음을 울린다. 그러던 날, 스승은 일본인의 성씨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를 꺼냈다."달삼아, 넌 일본의 성씨가 왜 그렇게 많은지 아느냐?" 스승은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씨를 가진 나라다. 대략 10만 개가 넘는다고 하지. 우리나라는 300개 남짓인데 말이다."달삼은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스승은 책장을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풀었다. "도요토미 히데요.. 2025. 4. 10.
신체의 비밀 ■                신체의 비밀                     시인  이상엽칼과 도끼가요리할 때 장작 팰 때도움이 되고자칫 무기가 됩니다머리는 생존을 위한사령부입니다나쁜 생각을 하면무기가 됩니다귀로 듣고손으로 만지고발로 뛰고모두 생존에 필요합니다이들도무기가 됩니다입은 먹고 말하고좋은 노래가 나오기도 하고칭찬도 하며생존에 꼭 필요합니다거친 말과 험담은무기가 됩니다모든 영혼의 학습을 위하여곱게 써야 될 것입니다무기여 잘 가거라■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이상엽 시인의 '신체의 비밀'은 의사로서의 직업적 체험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토대로, 육체의 기능을 단순한 생물학적 도구가 아닌 윤리적·미학적 의미를 담은 ‘영혼의 언어’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시인은 생존의 기제로 작동하는 신체의 각 부위를.. 2025. 4. 9.
어느 봄날의 완상玩賞 ㅡ 시인 박철언 ■                   어느 봄날의 완상玩賞                     시인 청민 박철언    봄눈은 꽃잎처럼 흩날리고매화 벚꽃 목련꽃은 활짝행인마다 제 각각인 산책길허름한 찻집의 커피랑헬스장의 운동이랑 목욕이랑실비 맛집에서 옛 친구랑묶임도 고임도 없는 일상연초록 들판 흐르는 평화바람도 마음의 뜨락에서한참을 쉬어가는이토록 평안한 봄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ㅡ청민 박철언 시인의 '어느 봄날의 완상玩賞'은 사계의 흐름 중 가장 평화로운 ‘봄날’을 배경으로 하여, 삶의 소소한 기쁨과 정서적 안정감을 그린 작품이다.시인은 화려하거나 인위적인 미보다는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고요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통해, '살아 있음' 그 자체를 완상의 대상으로 삼는다. 첫 연에서 “봄눈.. 2025. 4. 9.
시의 숨 ㅡ 시인 변희자 ■                             시의 숨                                     시인 변희자예쁜 시에실금을 낼 뻔했다시를 잘 쓰겠다는생각을 버리니시가 나를 놓아주었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변희자 시인의 짧은 시 '시의 숨'은 단순한 표현 속에 깊은 자각과 철학을 담고 있다. 시인은 ‘예쁜 시’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났다고 고백한다. ‘예쁜 시에 실금을 낼 뻔했다’는 첫 행은, 아름답기만 한 시가 자칫 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시는 감상을 자극하는 외형적 미보다 존재의 진실을 담아야 한다는 시인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시를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니 / 시가 나를 놓아주었다’는 구절은 삶과 예술의 본질적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드러낸다. 시를 통.. 2025. 4. 7.
존경의 바람으로 띄우는 글 – 시인 주광일을 기리며 ■존경의 바람으로 띄우는 글ㅡ시인 주광일을 기리며                                   청람 김왕식한 사람이 걸어온 길이 곧 한 시대의 빛나는 족적이 된다면, 주광일 시인은 바로 그 ‘바람’과 같은 존재다. 경기고와 서울법대라는 엘리트의 길, 재학 중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검사의 길을 걸어 서울고검장, 고충처리위원장까지 국가의 중책을 두루 수행한 그는 행정과 법률의 최고 정점에 선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위대함은 이러한 외형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삶 깊숙한 곳에는, 조국을 향한 한결같은 사랑과 시를 향한 순결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이미 경기고 시절, 석학 이어령 선생의 총애를 받으며 ‘시인’으로 명명된 그는, 그 이후로도 평생 시를 품고 살아온 원로 문인이자 정신의 탐구.. 2025.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