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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람에세이35

할미꽃 진달래꽃 시인 강문규 ■                  할미꽃 진달래꽃                                          시인 강문규산들산들 봄바람봄 햇살 드리워진앞산에진달래 할미꽃 활짝 피었다꼬부랑 영감꼬부랑 할머니 두 손 꼭 잡고덧없이 흘러가는푸른 동강을 바라본다흰머리 잔주름에허리가 굽은 이 신세세월을 탓하랴누구를 원망하랴파란 하늘흘러가는 구름바라보며한숨만 내쉰다내곱던 허리는할미꽃이 되었고내 검은 머리는하얀 서리가 내렸구나무명저고리 무명치마에 검은 머리 진달래꽃 꽃아 준그 청춘이 그립다반백 년 세월휜 머리에진달래꽃 어울릴까마는그래도나는 꽃을 꽃아 준다검은 머리 휜 머리 되었어도봄에 핀 진달래꽃은옛 청춘 그대로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강문규 시인의 '할미꽃 진달래꽃'은 늙음과 청춘, 사랑과 그리움.. 2025. 4. 10.
초승달 다리 ■                초승달 다리                                  시인 변희자정겨운 그의 전화숨 가쁘게냉큼 받는다시가 예쁘다고잘 지었다고맑은 시를 타고조심스레 건너온 진심밤섬을 이어주는초승달 닮은다리 위를 지나내 마음이살며시그에게 건너간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시인 변희자의 '초승달 다리'는 마치 처럼, 마음을 건너는 다리 하나를 중심에 둔 사랑의 서정시다. 그러나 그 다리는 결코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다. 초승달처럼 가늘고 여린, 그러나 그만큼 아름답고 간절한 다리다. 시인은 이 다리를 통해 임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온전히 실어 보낸다.‘정겨운 그의 전화’로 시작되는 첫 구절은 사랑하는 사람의 안부 하나에 심장이 뛰는 이의 설렘을 고스.. 2025. 4. 10.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청람 김왕식물은 아래로 흐르고, 스승의 지혜는 제자의 가슴에 고요히 스며든다. 달삼은 오늘도 스승의 곁에 앉아, 세상의 본질을 배운다. "지식은 학교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사람을 보고 배운다, " 스승의 말은 언제나 단단한 돌처럼 마음을 울린다. 그러던 날, 스승은 일본인의 성씨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를 꺼냈다."달삼아, 넌 일본의 성씨가 왜 그렇게 많은지 아느냐?" 스승은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씨를 가진 나라다. 대략 10만 개가 넘는다고 하지. 우리나라는 300개 남짓인데 말이다."달삼은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스승은 책장을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풀었다. "도요토미 히데요.. 2025. 4. 10.
신체의 비밀 ■                신체의 비밀                     시인  이상엽칼과 도끼가요리할 때 장작 팰 때도움이 되고자칫 무기가 됩니다머리는 생존을 위한사령부입니다나쁜 생각을 하면무기가 됩니다귀로 듣고손으로 만지고발로 뛰고모두 생존에 필요합니다이들도무기가 됩니다입은 먹고 말하고좋은 노래가 나오기도 하고칭찬도 하며생존에 꼭 필요합니다거친 말과 험담은무기가 됩니다모든 영혼의 학습을 위하여곱게 써야 될 것입니다무기여 잘 가거라■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이상엽 시인의 '신체의 비밀'은 의사로서의 직업적 체험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토대로, 육체의 기능을 단순한 생물학적 도구가 아닌 윤리적·미학적 의미를 담은 ‘영혼의 언어’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시인은 생존의 기제로 작동하는 신체의 각 부위를.. 2025. 4. 9.
신 아리랑 ■                      신 아리랑                           시인 변희자로봇 팔이 국수를거침없이 말아준다멸치 우린 국물에 취하고금속팔 매끈한 매력에,춤사위에 흠뻑 빠져든다아리아리 쓰리쓰리아라리오교통카드 발매기 앞허리 굽은 노인이 버튼 저 버튼 헤매이다겨우 받은 차표 한 장아리아리 쓰리쓰리아아라리오오노인이 뒷걸음친다눈앞에 선 버스에는운전석에 기사가 없다아리아리 쓰리쓰리너머었구나■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변희자 시인은 MZ 중년이다.그의 시 '신 아리랑'은 전통과 현대, 인간과 기술,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풍경을 '아리랑'이라는 민요의 정조 속에 절묘하게 녹여낸 작품이다. 시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 존엄성과 소외의 문제를 놓치지 않으며, 그것을 비판하.. 2025. 4. 8.
시의 숨 ㅡ 시인 변희자 ■                             시의 숨                                     시인 변희자예쁜 시에실금을 낼 뻔했다시를 잘 쓰겠다는생각을 버리니시가 나를 놓아주었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변희자 시인의 짧은 시 '시의 숨'은 단순한 표현 속에 깊은 자각과 철학을 담고 있다. 시인은 ‘예쁜 시’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났다고 고백한다. ‘예쁜 시에 실금을 낼 뻔했다’는 첫 행은, 아름답기만 한 시가 자칫 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시는 감상을 자극하는 외형적 미보다 존재의 진실을 담아야 한다는 시인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시를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니 / 시가 나를 놓아주었다’는 구절은 삶과 예술의 본질적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드러낸다. 시를 통.. 202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