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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글귀47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               지식, 사람에게서 온다.                      청람 김왕식물은 아래로 흐르고, 스승의 지혜는 제자의 가슴에 고요히 스며든다. 달삼은 오늘도 스승의 곁에 앉아, 세상의 본질을 배운다. "지식은 학교에서 배우지만, 지혜는 사람을 보고 배운다, " 스승의 말은 언제나 단단한 돌처럼 마음을 울린다. 그러던 날, 스승은 일본인의 성씨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를 꺼냈다."달삼아, 넌 일본의 성씨가 왜 그렇게 많은지 아느냐?" 스승은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씨를 가진 나라다. 대략 10만 개가 넘는다고 하지. 우리나라는 300개 남짓인데 말이다."달삼은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스승은 책장을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풀었다. "도요토미 히데요.. 2025. 4. 10.
신체의 비밀 ■                신체의 비밀                     시인  이상엽칼과 도끼가요리할 때 장작 팰 때도움이 되고자칫 무기가 됩니다머리는 생존을 위한사령부입니다나쁜 생각을 하면무기가 됩니다귀로 듣고손으로 만지고발로 뛰고모두 생존에 필요합니다이들도무기가 됩니다입은 먹고 말하고좋은 노래가 나오기도 하고칭찬도 하며생존에 꼭 필요합니다거친 말과 험담은무기가 됩니다모든 영혼의 학습을 위하여곱게 써야 될 것입니다무기여 잘 가거라■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이상엽 시인의 '신체의 비밀'은 의사로서의 직업적 체험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토대로, 육체의 기능을 단순한 생물학적 도구가 아닌 윤리적·미학적 의미를 담은 ‘영혼의 언어’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시인은 생존의 기제로 작동하는 신체의 각 부위를.. 2025. 4. 9.
어느 봄날의 완상玩賞 ㅡ 시인 박철언 ■                   어느 봄날의 완상玩賞                     시인 청민 박철언    봄눈은 꽃잎처럼 흩날리고매화 벚꽃 목련꽃은 활짝행인마다 제 각각인 산책길허름한 찻집의 커피랑헬스장의 운동이랑 목욕이랑실비 맛집에서 옛 친구랑묶임도 고임도 없는 일상연초록 들판 흐르는 평화바람도 마음의 뜨락에서한참을 쉬어가는이토록 평안한 봄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ㅡ청민 박철언 시인의 '어느 봄날의 완상玩賞'은 사계의 흐름 중 가장 평화로운 ‘봄날’을 배경으로 하여, 삶의 소소한 기쁨과 정서적 안정감을 그린 작품이다.시인은 화려하거나 인위적인 미보다는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고요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통해, '살아 있음' 그 자체를 완상의 대상으로 삼는다. 첫 연에서 “봄눈.. 2025. 4. 9.
노오란빛 사이로 문학이 피어날 때 ■      노오란 빛 사이로 문학이 피어날 때   파란 하늘 아래 노오란 개나리꽃이 흐드러진다. 햇빛은 그 꽃 사이를 조심스럽게 비집고 들어와, 제 빛깔을 한층 더 노랗게 물들이며 풍경의 한 부분이 된다. 그 빛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마치 분홍빛 향기가 은은히 풍겨올 것만 같다. 봄이 만든 색채의 삼중주는 자연의 손끝에서 조화롭게 울려 퍼진다. 파란 하늘, 푸른 물결, 노란 꽃송이. 이 세 가지 색은 봄이라는 계절의 노래가 되어 우리 가슴에 조용히 스며든다.호수 곁에는 능수버들이 바람에 실려 나부낀다. 그 가지의 흔들림은 마치 자연의 숨결 같아, 잠시 멈춰 서게 한다. 그 잔잔한 움직임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 잉어 한 마리가 물살을 가르며 다가온다. 물 위에 그려지는 유려한 곡선, 물고기의 움직임이 곧.. 2025. 4. 7.
흔적 ㅡ 시인 변희자 ■                             흔적                                 시인 변희자그리움은허공을 떠도는 발자국손끝 닿지 않는 빈 골목그리움은구름 끝에 걸린 바람가슴을 짓누르는 한숨그리움은눈 감아도 선명한 헛것없고 또 없는 머나먼 섬끝내이슬처럼 스러지는한 점 바람 속 흔적■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변희자 시인의 '흔적'은 그리움이라는 정서의 실체를 부재와 허무 속에서 포착하려는 시적 사유의 정수를 보여준다. 삶의 구체를 넘어선 그리움의 형상화는, 결국 존재의 본질과 무상성에 대한 시인의 철학적 성찰로 이어진다.이 시는 단순한 감정의 토로가 아니라,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으며, 결국 사라지고 마는 '흔적'의 존재론을 품고 있다.시의 첫 연에서 "허공을 떠도는 발자국.. 2025. 4. 7.
시의 숨 ㅡ 시인 변희자 ■                             시의 숨                                     시인 변희자예쁜 시에실금을 낼 뻔했다시를 잘 쓰겠다는생각을 버리니시가 나를 놓아주었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변희자 시인의 짧은 시 '시의 숨'은 단순한 표현 속에 깊은 자각과 철학을 담고 있다. 시인은 ‘예쁜 시’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났다고 고백한다. ‘예쁜 시에 실금을 낼 뻔했다’는 첫 행은, 아름답기만 한 시가 자칫 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시는 감상을 자극하는 외형적 미보다 존재의 진실을 담아야 한다는 시인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시를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니 / 시가 나를 놓아주었다’는 구절은 삶과 예술의 본질적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드러낸다. 시를 통.. 202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