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3 벽면을 대하며 ㅡ 시인 백영호 ■ 벽면을 대하며 시인 백영호벽면 앞에 가부좌로명상에 든다내가 나를 찾아서나를 보며 내면을 만진다속살 훑는다정신의 무게 다는 시간욕심과 근심짜증과 성냄이기와 질투버릴 것만 잔뜩이니 뱃살이 나오고빠알간 경고장에나를 때린다나를 치우고버리고 비우고 날리며 다이어트 중수만 가지 번민과질문과 대답 속에자아는 깨어나고정신뼈 죽비 치며 씻고 헹구니아하한층 가벼워진 몸가짐가난한 영혼으로창공을 날아 날아 솟아오른다파닥 파다닥■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백영호 시인의 '벽면을 대하며'는 물질적 풍요와 욕망에 찌든 현대인의 자화상을 솔직하고 날카롭게 성찰하며,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치열한 정신적 수행의 노정을 그린 작품이다. 시인은 벽면 앞에 가부좌로 앉.. 2025. 4. 9. 가슴에, 윤동주 한 사람 ■ 가슴에, 윤동주 한 사람 청람 김왕식 1.그는 바람처럼 조용했다.솜저고리 한 벌에도 마음을 접어 넣을 줄 알았고책 한 권에도 나라를 담아 넣을 줄 알았다.작은 주머니엔 늘 펜 하나,그보다 더 작은 주머니엔시보다 더 조용한 분노가 있었다.2.겨울 다다미 위, 젖은 종잇장처럼조용히 눕던 청춘 하나.늙은 제국의 혀끝에서그는 날마다 조국을 외웠다.그리고 매일,조국은 그의 뼈로 번역되었다.3.그는 웃는 얼굴로 시를 썼고울음 같은 목소리로 별을 썼다.별은 죽음보다 먼저 울었고그 울음은, 창백한 시멘트 바닥에눈뜨고 누운한 민족의 기도였다.4.어머니여, 그 아들을 기억하라.형제여, 그 형을 가슴에 두라.그가.. 2025. 4. 9. 분노와 절규 ㅡ 시인 이상엽 ■ 분노와 절규 시인 이상엽하늘의 시는분노와 절규를노래하지 않는다자의든 타의든 모르지만이 세상에 온 것은분노가 아니라사랑을 배우러 왔다사랑을 배우는 과정에분노가 일수는 있다그러나 궁극은 사랑이다사랑을 배우다 배우다미처 다 못 배우면다시 시작이다잠시 고향에서 쉬었다가다시 시작이다이 길에서최대한 열심히 배우고자 한다인생의 굴레를계속하기 싫으면열심히 사랑 공부한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ㅡ이상엽 시인은 오늘 아킬레스건 수술을 집도한다. 한 손엔 집도執刀, 또 한 손엔 펜을 잡는다.그의 시 '분노와 절규'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목적을 탐색하며, 삶의 의미를 ‘사랑의 학습’으로 정의한 시다. 오랜 시간 인술을 실천한 정형외과 의사로서, 육체의 고통.. 2025. 4. 8. 나만의 시집 ■ 나만의 시집 청강 허태기하늘과 땅 열어시집 펼치면해와 달산과 강, 별과 숲꽃과 나무는 시를 쓰고바람과 물새들은시를 읊는다텅 빈 마음시집 속에 들어서면이슬 맺힌 시향영혼을 맑힌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시가 참 예쁘다.소녀의 감성이다.청강 허태기 시인의 '나만의 시집'은 자연 전체를 한 권의 시집으로 인식하고, 그 시집을 통해 삶의 본질과 아름다움에 접근하려는 시인의 철학과 미의식이 짙게 배어 있는 작품이다.이 시는 단순히 자연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 그 자체가 시가 되는 존재라는 신념을 담고 있다. 이는 시인의 내면에서 우러난 세계관, 곧 삶의 가치는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깨달아진다는 통찰을 전제로 한.. 2025. 4. 8. 햇살을 닮은 마음 ■ 햇살을 닮은 마음 청람 김왕식물가에 바람이 불어 작은 풀잎 하나를 흔든다. 평소엔 눈에 띄지 않던 풀잎이었으나, 아침 햇살이 비추는 순간 그 존재는 달라진다. 빛을 머금은 풀잎은 은은한 녹빛을 띠며 투명하게 반짝이고, 마치 세상이 그를 중심으로 잠시 멈춘 듯한 정적 속에서 존재를 드러낸다.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작은 생명 하나가 햇살 앞에 그렇게 아름답고 고결해진다. 그 순간, 자연이 말없이 전해주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모든 생명은 빛을 받기 전까지는 자신의 빛깔을 알지 못한다는 것.그 빛은 밖에서 오는 어떤 따뜻한 손길이기도 하다.사람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 안의 마음은 때때로 움츠러들고 어두운 그늘 속에 머무르곤 한다. .. 2025. 4. 8. 도꼬마리의 추억 ㅡ 시인 이상엽 ■ 도꼬마리의 추억 시인 이상엽가시 있어 몸에 착 달라붙는도꼬마리 열매실은 진짜 씨는 가시껍질 속의2개의 씨이다창이자라는 명칭의 도꼬마리 씨제주생활 9년 동안찰싹 붙어 성가시던도꼬마리나중에는 약성 있다 하여채취했던 도꼬마리몸에 붙어 성가신 도꼬마리도차로 술로 애용된다이 세상에쓸모없는 것은 없는 듯■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의사이자 시인 이상엽은 병든 이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손끝에 시심을 담아낸다. 시 '도꼬마리의 추억'은 그의 이러한 따뜻한 인간관과 생명관이 투영된 작품이다. 도꼬마리는 흔히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로 인식되지만, 시인은 그 속에서 치유의 가능성과 존재의 본질을 들여다본다.‘가시 있어 몸에 착 달라붙는’ 도꼬마리 열매는 그 자체.. 2025. 4. 8.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