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자시인10 사랑의 결 ㅡ 시인 변희자 ■ 사랑의 결 시인 변희자 내 사랑은냇물 속 조약돌숲에 이는 바람푸른 하늘 파랑새대숲의 속삭임한겨울 하이얀 함박눈연둣빛 여린 새싹빠알간 딸기연분홍빛 솜사탕자줏빛 코스모스물안개 피는 강나팔꽃의 웃음이른 아침 새소리은은히 번지는 달빛찬란히 깨어나는 햇살그 모든 것보다내게 향한 너의 마음이나와 닮았으면 좋겠어흐트러짐 없이너의 마음 깊은 곳에서숨 쉬는 꽃이 되고 싶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ㅡ변희자 시인의 '사랑의 결'은 사랑을 향한 고요하고도 깊은 시선이 시 전체에 은은히 흐른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소리 높여 외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결은 자연의 속살처럼 다정하고 섬세하다. 작.. 2025. 4. 23. 달빛 고인 고향 ㅡ 시인 변희자 ■ 달빛 고인 고향 시인 변희자달빛이 내를 건너와풀잎에 내려앉는 숲길은빛 가냘픈 빛결 따라산새가 날개 다듬고숲 뜰에는 바람도소곤소곤 노래를 한다그곳 너른 푸른 들녘숲을 낀 돌담 아래가만히 귀 기울이면비단금침 스치는 꿈결아련하여라달빛보다 더 다정한고향 숨결이 흐르고 있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이 시는 단순한 고향의 풍경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리움의 중심에 ‘임’이 있음을 조용히 밝혀내는 작품이다. 달빛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임을 향한 마음이 길을 건너와 닿는 정서적 매개로 작용한다.“달빛이 내를 건너와 / 풀잎에 내려앉는 숲길”은 그리운 이를 향한 감정이 고요히 퍼져가는 풍경화와도 같고, 마음이 가닿는 길목으로 읽힌다... 2025. 4. 19. 파랑새가 머문 마음 ㅡ 시인 변희자 ■ 파랑새가 머문 마음 시인 변희자접어 두었던 마음 위에햇살이 스며들었어말없이 눈빛만으로 건네오던 다정함기적 같은 따뜻함이나에게 온 거야계절은 나를 안았고얼음장이 쨍하더니굳었던 마음이 녹았어햇살 같은 그 마음 따라영롱하게 괜찮아진 나구름 걷힌 파란 하늘에파랑새가 날아올랐어■ 다정함으로 피어난 내면의 기적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요즘 변희자 시인의 가슴에는 분명, 가슴 적시는 사랑이 있다.사랑의 연가가 계속된다.이번 시 '파랑새가 머문 마음'은 한 편의 조용한 연가이자, 가슴 밑바닥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자아 회복의 서사다. 시인은 감정을 쏟아내는 대신, 고요한 결을 따라 사랑이 스며드는 순간을 포착한다. 언젠가 접.. 2025. 4. 18. 청람서루 방문기 ㅡ 시인 변희자 ■ 청람서루 방문기 시인 변희자어제까지만 해도 얇게 입으면 몸이 움츠러들었었다. 아직 아기 봄바람이따뜻한 가슴에 깃들려 하려는 것일 게다.오늘은 아기 봄바람 따뜻이 품고 친구와 일산을 가는 날이다. 마음 맞는 친구와의 봄나들이다. 친구의 핸드폰 문자가 떴다. 승강장으로 전철이 가고 있고, 3칸 1열에 앉아 있다고 한다.경쾌하고 느리게 다가오는 전철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틈으로보이는 친구의 모습 환한 웃음이꽃향기로 봄바람처럼 전해왔다.전철에 나란히 앉아 마주 보고 가볍게 안부를 묻고 주의 사람들 눈치를 보며 소곤소곤 이야기를 이어간다. 시간이 뒤로 가며 추억은 쌓이고 전철은 앞으로 앞으로 제 나아갈 길 서두름이 없다. 이 순간 이야기.. 2025. 4. 13. 감성우편 ■ 감성 우편 시인 변희자그냥 생각나고그으냥 보고 싶고이유는 모르겠어걸음은 아기 걸음마음이 바람결 따라살금살금 건너가그냥 생각나서자꾸 보고 싶어서말 안 해도 알아하트풍선 퐁퐁퐁以心傳心 우리 참 좋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변희자 시인의 '감성 우편'은 제목부터가 이미 한 통의 수줍은 편지다.시인은 ‘그냥’이라는 반복어 속에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감정의 본질을 담아낸다. 이유 없는 그리움, 이유 없는 보고픔—이 모든 감정은 오히려 말로 표현될 수 없기에 더 진실되고 순수하다. 그 마음은 '아기걸음'처럼 조심스럽고, '바람결 따라' 흐르는 듯 유연하면서도 진솔하다.이 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말 안 해도 알아 / 하트 풍선 퐁.. 2025. 4. 11. 흔적 ㅡ 시인 변희자 ■ 흔적 시인 변희자그리움은허공을 떠도는 발자국손끝 닿지 않는 빈 골목그리움은구름 끝에 걸린 바람가슴을 짓누르는 한숨그리움은눈 감아도 선명한 헛것없고 또 없는 머나먼 섬끝내이슬처럼 스러지는한 점 바람 속 흔적■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변희자 시인의 '흔적'은 그리움이라는 정서의 실체를 부재와 허무 속에서 포착하려는 시적 사유의 정수를 보여준다. 삶의 구체를 넘어선 그리움의 형상화는, 결국 존재의 본질과 무상성에 대한 시인의 철학적 성찰로 이어진다.이 시는 단순한 감정의 토로가 아니라,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으며, 결국 사라지고 마는 '흔적'의 존재론을 품고 있다.시의 첫 연에서 "허공을 떠도는 발자국.. 2025. 4. 1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