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성찰1 고요를 낚는 사람 ■ 고요를 낚는 사람 김왕식 새벽은, 언제나 조용히 다가온다.숨결처럼 가볍고, 바람처럼 낮게.세상의 빛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 시간—누군가는, 낚시 도구를 챙긴다.조심스럽게.마치 마음을 꺼내듯, 주섬주섬.그것은 단지 물고기를 위한 채비가 아니다.어제의 소음을 벗고,오늘의 고요를 맞이하려는 의식이다.그는, 숲 속 저수지로 향한다.나무들은 잠든 듯 고요하고물은 속삭이는 듯 잔잔하다.그 사이를 천천히, 그는 걸어간다.낚싯대를 든 그의 모습은—자연 속에 스며든 한 줄기 호흡 같다.세상과 한 걸음 떨어진 곳.그곳에서 그는 세월을 낚고자 한다.낚싯대는 기다림의 언어이고무딘 바늘은, 삶의 흔적이다.날카로움은 닳아 .. 2025. 4.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