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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최호자연인2

잠든 트럭 위의 별빛 일기 ■ 잠든 트럭 위의 별빛 일기 자연인 안최호사월의 중턱을 넘긴 밤, 봄은 아직 오지 않은 듯하다. 별이 내려다보는 고요한 고속도로 한켠, 나는 트럭 위에서 잠을 청한다. 철판 위에 놓인 전기장판은 등에 온기를 전하지만, 얼굴은 바람에 씻기듯 시리다. 이불이 덮어주지 못하는 부위에는 계절의 이빨이 살짝씩 베어 문다. 트럭이라는 작은 세계는 오늘도 바퀴를 멈추고, 나의 하루도 그렇게 멈춰 선다.차내 온도는 영하 2도. 숫자는 차갑지만, 그 숫자 속엔 오늘 내가 벌어들인 노동의 체온이 배어 있다. 주차된 트럭은 마치 세상의 틈에 기댄 작은 배 같다. 고요한 밤바다에 닻을 내리고, 멀리서 오는 불빛은 등대처럼 나를 지켜본다.자유로운 삶이란 무엇일까. 어디에도 .. 2025. 4. 18.
트럭운전사의 창 너머로 본 세상 ㅡ 자연인 안최호 ■ 트럭운전사의 창 너머로 본 세상 안최호고속도로 위, 하루에도 수백 킬로미터를 달린다. 새벽을 깨우고 어둠을 뚫으며 사람들의 생필품과 희망을 나르는 게 내 일이지만, 정작 내 삶은 갈수록 벼랑 끝으로 밀려나는 기분이다. 도로는 평평하지만, 세상은 점점 더 기울고 있다.라디오에서는 ‘공정 사회’란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정의를 말하고, 방송에서는 법치와 자유를 외친다. 하지만 정작 거리와 시장, 공장과 시멘트 바닥 위에선 그런 단어들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나는 안다. 법이라는 이름 아래 더 많은 노동자들이 쓰러지고, 공정이라는 구호 속에서 가진 자들만이 더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걸.어떤 지도자는 방어를 명분 삼아 전.. 2025.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