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시작1 찻잔 속의 시 한 줄 ■ 찻잔 속의 시 한 줄늦은 오후였다.작은 산골 마을에 봄이 슬며시 찾아오던 날, 달삼은 조심스레 문을 열고 스승의 방으로 들어섰다. 아랫목에는 따뜻한 찻물이 끓고 있었고, 벽엔 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그림이 걸려 있었다.“스승님, 시는 왜 써야 하고 읽어야 하나요?”달삼의 물음에 스승은 찻잔을 건네며 미소 지었다.“달삼아, 시는 말이 안 되는 마음에 말을 붙여주는 거란다.”“말이 안 되는 마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스승은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우리 마음엔 가끔, 설명도 안 되고 이유도 없는 감정이 생기지. 기쁨도 슬픔도, 때로는 외로움도. 그런 마음을 꺼내어 다듬는 게 시란다. 말로 하긴 어렵지만, 짧은 시 한 줄이 그런 마음을.. 2025. 4.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