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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식시인3

숨결의 연금술 ■ 숨결의 연금술 김왕식 숨결의 연금술김왕식 어둠 속,작은 숨결 하나. 보이지 않는 손이 와서단맛을 빚고,쓴맛을 건넨다. 발효는,말 없는 존재들의 연대.죽음을 품고도생명을 다시 내는,고요한 축제다. 포도당을 마신 이스트는언어를 거품처럼 부풀리고,술이라는 기억을 남긴다. 그 기억은,식초가 되어묘약이 된다. 한 방울의 변화 속에서우주는 들썩이고,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도사랑은,조용히 피어난다. 균들이 부리는이 마법 같은 연금술 속에서우리도,우리 밖의 세계도서서히,발효되고 있는지 모른다. 너와 나의 대화도,오래 두면 술이 되고,더 오래 두면식초가 되어진실을 정화한다. 세상.. 2025. 4. 10.
고향의 봄은 달빛으로 운다 □국문과 재학 중군대 갔다.3월 접어들자고향 봄을 그리며병역수첩에깨알 같이끄적인 몇 줄옮긴다■         고향의 봄은 달빛으로 운다                                              김왕식오동나무 가지 사이로 달빛이 흐른다누이의 손을 잡고 별을 줍던 기억처럼그 은빛은 오래된 숨결로 내 가슴을 어루만진다밤은 말이 없고, 달은 오래된 편지처럼 반짝인다감나무 끝이 바람에 떨릴 때마다어머니의 그림자가 장독대 사이로 스며들고졸린 삽살개는 꿈결 속을 헤엄친다기억은, 달빛을 타고 되돌아오는 작은 짐승이다해가 뜨면 앞마당에 생명이 돋는다병아리는 노란 낱말이고갓난 바둑이는 뒤뚱이는 웃음이다이름표 끝 하트가 아침을 흔들며 달린다나는 손바닥에 세상을 올려놓고삐약삐약 소리로 대답했다그 무렵 .. 2025. 3. 31.
내 고향의 봄은 그렇게 달빛으로 운다 ■       고향의 봄은 달빛으로 운다                              김왕식밤이면 고요한 시골 마을에 달빛이 오동나무 가지 사이로 물비늘처럼 스며든다. 마루 끝에 앉아 별을 세던 누이의 숨결 같은 그 빛은, 지금도 가슴 어딘가에 고요히 출렁인다. 감나무 가지 끝이 바람결에 살짝 흔들릴 때마다, 기억이라는 물웅덩이 속에 조용히 파문이 인다. 장독대 뒤로 어머니의 그림자가 스치고, 졸린 삽살개가 고개를 드는 밤—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서 달빛처럼 살아 있다.아침이면 햇살이 앞마당을 깨운다. 노란 병아리들이 삐약삐약 울음을 틔우며 아장아장 걷는다. 갓 태어난 바둑이는 뒤뚱거리며 목줄 끝 하트모양 이름표를 찰랑인다. 그 작은 발소리가 흙길 위에 새기는 생의 시구(詩句) 같다. 손바닥 위.. 2025.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