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풍경2 달빛 고인 고향 ㅡ 시인 변희자 ■ 달빛 고인 고향 시인 변희자달빛이 내를 건너와풀잎에 내려앉는 숲길은빛 가냘픈 빛결 따라산새가 날개 다듬고숲 뜰에는 바람도소곤소곤 노래를 한다그곳 너른 푸른 들녘숲을 낀 돌담 아래가만히 귀 기울이면비단금침 스치는 꿈결아련하여라달빛보다 더 다정한고향 숨결이 흐르고 있다■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ㅡ이 시는 단순한 고향의 풍경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리움의 중심에 ‘임’이 있음을 조용히 밝혀내는 작품이다. 달빛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임을 향한 마음이 길을 건너와 닿는 정서적 매개로 작용한다.“달빛이 내를 건너와 / 풀잎에 내려앉는 숲길”은 그리운 이를 향한 감정이 고요히 퍼져가는 풍경화와도 같고, 마음이 가닿는 길목으로 읽힌다... 2025. 4. 19. 내 고향의 봄은 그렇게 달빛으로 운다 ■ 고향의 봄은 달빛으로 운다 김왕식밤이면 고요한 시골 마을에 달빛이 오동나무 가지 사이로 물비늘처럼 스며든다. 마루 끝에 앉아 별을 세던 누이의 숨결 같은 그 빛은, 지금도 가슴 어딘가에 고요히 출렁인다. 감나무 가지 끝이 바람결에 살짝 흔들릴 때마다, 기억이라는 물웅덩이 속에 조용히 파문이 인다. 장독대 뒤로 어머니의 그림자가 스치고, 졸린 삽살개가 고개를 드는 밤—그 풍경은 지금도 내 안에서 달빛처럼 살아 있다.아침이면 햇살이 앞마당을 깨운다. 노란 병아리들이 삐약삐약 울음을 틔우며 아장아장 걷는다. 갓 태어난 바둑이는 뒤뚱거리며 목줄 끝 하트모양 이름표를 찰랑인다. 그 작은 발소리가 흙길 위에 새기는 생의 시구(詩句) 같다. 손바닥 위.. 2025. 3.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