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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산문2

잠든 트럭 위의 별빛 일기 ■ 잠든 트럭 위의 별빛 일기 자연인 안최호사월의 중턱을 넘긴 밤, 봄은 아직 오지 않은 듯하다. 별이 내려다보는 고요한 고속도로 한켠, 나는 트럭 위에서 잠을 청한다. 철판 위에 놓인 전기장판은 등에 온기를 전하지만, 얼굴은 바람에 씻기듯 시리다. 이불이 덮어주지 못하는 부위에는 계절의 이빨이 살짝씩 베어 문다. 트럭이라는 작은 세계는 오늘도 바퀴를 멈추고, 나의 하루도 그렇게 멈춰 선다.차내 온도는 영하 2도. 숫자는 차갑지만, 그 숫자 속엔 오늘 내가 벌어들인 노동의 체온이 배어 있다. 주차된 트럭은 마치 세상의 틈에 기댄 작은 배 같다. 고요한 밤바다에 닻을 내리고, 멀리서 오는 불빛은 등대처럼 나를 지켜본다.자유로운 삶이란 무엇일까. 어디에도 .. 2025. 4. 18.
봄비의 장송곡(葬送曲) ― 친구를 보내며, ■봄비의 장송곡(葬送曲) ― 친구를 보내며,                                   안최호한 세월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가, 이제는 빈컨테이너의 낡은 기억을 남기고 조용히 부모 산소 곁에 누웠다.몇 날 며칠을 맴돌던 봄비는 오늘따라 유독 애처롭게 내린다. 그대 떠나는 길목마다 물기 어린 꽃잎들이 피어나 진달래는 울음처럼 붉고, 개나리는 목쉰 인사처럼 노랗다. 그대 마지막 길을 따라 흐르는 이 빗물, 어쩌면 그대가 못다 한 인사를 대신 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컨테이너 안에서 섯다를 던지며 세월의 무늬를 읽고 웃음과 탄식 사이를 오가던 날들. 그리운 그 시간들이 지금은 먼지처럼 가슴에 내려앉는다.벚꽃보다 먼저 진 건, 꽃이 아니라 사람이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짝을 지어 날아가는데 나는.. 2025. 4. 7.